2026년 2월, 첫 이직을 하며

2026년 04월 21일

회고커리어

2026년 2월, 첫 이직을 하며

인턴 기간을 포함해 2년 동안 제 첫 커리어를 함께했던 회사를 떠나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입사했지만 백엔드 업무는 물론, AI 설계까지 참여하며 정말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퇴사를 결정하기까지 참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아쉬운 마음은 잠시 뒤로 하려 합니다. 개발자로서의 첫걸음을 떼게 해준 점, 마음껏 도전할 수 있었던 환경, 그리고 내가 만든 프로덕트를 가지고 해외 박람회에 가서 시연했던 뿌듯함까지, 이 모든 소중한 경험을 품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려 합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걸어온 길과 지금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고민들을 짧게 기록해 보려 합니다.

2024년 2월 : 첫 시작

부트캠프 수료 후 대학교 현장실습생으로 입사한 곳은 미생물 복합 균주를 연구하는 바이오 R&D 기업이었습니다. 당시 제 임무는 사내 연구 데이터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React로 전환하고 개선하는 것이었습니다.

디자이너가 따로 없는 환경이라 Figma로 직접 디자인까지 해야 했습니다. 갈릴레오 AI나 여러 레퍼런스 사이트를 붙잡고 어찌어찌 만들어가면서도 속으론 **“아, 나는 디자인엔 정말 재능이 없구나”**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요즘 AI 기반 디자인 툴이 잘 나오는 게 새삼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비록 디자인은 서툴렀지만, 첫 실무 프로젝트라는 의욕만큼은 넘쳤습니다. 팀 내 유일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제 기준에 맞춰 코드를 짜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거든요. 특히 연구 데이터 간 상관관계를 Network Map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구현할 때, 레퍼런스가 부족해 공식 문서와 레딧을 뒤져가며 cytoscape.js를 다뤘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지금은 AI가 훨씬 빠르게 답을 주겠지만, 그때의 맨땅에 헤딩하던 경험이 제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2024년 6월: 첫 커리어의 시작

4개월의 인턴 생활 끝에 감사하게도 정규직 전환 제의를 받았습니다. 새로 오신 시니어 개발자분께서 제가 혼자 일궈온 결과물들을 좋게 봐주신 덕분이었죠.

이후 두 달간은 테스트 코드를 짜며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AWS 환경에 직접 배포해 보고 CI/CD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던 경험, 그리고 성능 문제로 먹통이었던 데이터 시각화 기능을 백엔드 개발자님과 머리를 맞대며 해결했을 때 이후로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로망이 생긴 것 같습니다.

하반기부터는 새로운 인턴분과 협업하며 '내 코드가 부끄럽지 않으려면 어떻게 짜야 할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론트엔드뿐 아니라 AI, 기획까지 두루 잘하시던 인턴분 덕분에 저 또한 많이 자극받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2025년: 넓어진 시야와 깊어진 고민

2025년은 제 가치관과 커리어에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해입니다. 스마트팜 플랫폼 프로젝트를 통해 백엔드와 AI 기능까지 직접 개발해 보며 정말 '미친 듯이' 배웠습니다. 회사에서도 AWS Summit 같은 행사 참여를 적극 지원해 주셨고, 저 역시 AI에 관심이 많아 자원해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꿈꾸던 ‘풀스택’에 가까워지는 듯해 들뜨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제대로 못 하면 본전도 못 찾겠다”**는 불안함이 엄습했습니다. 커리어의 방향성에 대해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잊지 못할 순간도 많았습니다. 직접 개발한 플랫폼을 들고 해외 박람회에 나가 관람객들에게 우리 서비스를 소개했던 경험은 제 시야를 완전히 넓혀주었습니다. 덕분에 유럽 여행도 다녀올 수 있었고요.

그럼에도 이직을 결심한 건 '프로덕트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습니다. 잦은 기획 변경으로 방향을 잃고 출시가 지연되는 상황 속에서, 더 많은 사용자와 데이터를 다루는 환경을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0에서 1을 만드는 경험을 해봤으니, 이제는 10, 100의 환경에서 함께 협업하며 성장하고 싶다는 갈증이 커졌습니다. 사실 새로 옮긴 곳도 초기 단계 제품을 만들고 있었는데 어쩌면 제 운명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직을 준비하며

회사 사정과 맞물려 조금 급하게 준비한 감이 있지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기준은 **'도메인의 매력'**과 **'성장할 수 있는 곳인가'**이었습니다. 여러 면접 끝에 광고/마케팅 분야의 회사로 이직을 결정했습니다.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미래에 분명 큰 도움이 될 도메인이라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2026년 현재: 나는 어떤 개발자가 될 것인가

어느덧 3년 차를 향해 가고 있는 지금,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그 연차에 맞는 실력을 갖췄는가?” “좋은 개발자란 무엇인가?”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지만, 정작 내 직무의 본질은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긴 고민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은 **개발자는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Solver)**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AI가 나보다 코드를 더 잘 짜는 시대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코드를 치는 것을 넘어, 전체 시스템을 설계할 줄 알고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명확한 문제로 정의해 기술적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Product Engineer'**가 되려 합니다. 기술적으로는 프론트엔드를 단단한 기반으로 삼되,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야를 가리지 않고 경험했던 제 강점을 꾸준히 밀고 나가 보려 합니다. 공부해야 할 것은 산더미지만,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직업을 택했으니 이 과정 또한 기쁘게 즐겨보겠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내 이름 걸고 만든 프로덕트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개발자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의 발전에 불안해하기보다, 그것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단단한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제 선택들이 훗날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오늘도 성실하게 하루를 채워가려 합니다.